목양칼럼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주일은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시작되었습니다. 익숙한 골목을 지나 교회 앞에 들어서면, 눈에 익은 예배당이 반겨주었고, 정해진 시간에 울려 퍼지는 찬양 소리와 함께 우리는 조용히 예배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로비에서 반갑게 인사해주는 안내위원의 미소를 받고, 본당으로 올라가 늘 앉던 자리에서 성경책을 펼쳤고, 마주 앉은 성도의 따뜻한 눈빛을 받으며, 주님이 주시는 평안 가운데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익숙한 풍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교회환경개선공사가 시작되면서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소예배실과 여러 부속실에서 나뉘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많은 부분이 불편하고 어수선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진짜 예배의 의미를 다시금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나는 지금 누구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시대가 달라지면서 예배 형식도 달라지는 것 같지만 예배의 본질은 여전히 동일합니다. 예배는 늘 그렇듯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신실한 만남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립니다. 그 시간과 그 장소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나기도 하고 불완전하고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우리를 만나주시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공사를 감당하고 있을 때는 공사 중인 환경에 맞춰서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를 받아주십니다.
공사 중이기에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앉아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나의 행동 때문에 다른 성도들이 불편할까 서로 조심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메인 예배실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속실에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점심식사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의 시선이 잠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공사 때문에 예배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교회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새롭게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아마 하나님은 예배당 건물만의 리모델링을 원하신 것이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더 깊고 은밀하게 우리의 마음을 빚어가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이 여름이 지나면 우리는 새롭게 개선될 본당에서 감격스러운 예배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한 것은 이 공사기간을 지내면서 우리 안에 ‘보이지 않는 성전’도 깔끔하게 리모델링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교회는 치울 것은 치우고 버릴 것은 버리고 보수해야 할 곳은 새롭게 보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의 성전은 지금 어떤가요? 구미교회와 함께 아름다운 성전이 되도록 영적 리모델링을 감당하시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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