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가을의 중심부에 들어서며 우리는 추분(23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4절기 중 하나에 해당하는 추분(秋分)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입니다. 낮과 밤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이 때에 들판에서는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과일나무는 탐스러운 열매를 매달고 있습니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이 혼란이 아닌 질서와 균형 속에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계절의 변화, 낮과 밤의 조화, 바다와 육지의 경계는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균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수분, 혈압, 심장 박동이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며 생명을 지탱합니다. 우리의 삶은 일과 쉼이 적절하게 조화되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무게중심의 균형이 흐트러지면 아무리 거대한 건물도 무너지게 됩니다. 생태계에서는 포식자와 피식자, 숲과 강,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균형이 무너질 때 그 결과는 파괴와 혼돈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만 있고 행함이 없으면 공허해지고, 행위만 있고 말씀이 없으면 쉽게 지칩니다. 균형이 깨어진 삶은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성경은 끊임없이 균형의 중요성을 가르칩니다. 예수님은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서 일과 말씀 사이의 균형을 보여주셨습니다(눅 10:41~42). 바울은 믿음과 행위, 자유와 책임, 은혜와 진리의 균형을 늘 강조하였습니다. 교회 역사 속에서도 균형은 언제나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기도와 봉사, 개인의 경건과 공동체적 삶, 영성과 사회적 책임이 균형을 이룰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졌습니다. 균형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직장과 가정, 신앙과 일상, 섬김과 쉼, 공동체와 개인의 시간 속에서 균형을 이루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추분의 날을 맞이하며, 특별히 오늘 리모델링을 마치고 본당에 올라가며 우리는 다시금 균형의 신앙을 꼭 붙들어야 하겠습니다. 혹시 지금 나의 삶에서 기울어진 부분은 무엇입니까? 말씀보다 일이 많아진 것은 아닌지, 온전한 섬김보다 자기중심적 욕심이 커진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지나치게 세상으로 기울어져 영적 삶이 망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균형 잡힌 신앙을 통해 우리를 성숙하게 하시고 풍성한 열매로 인도하십니다. 특별히 올해 우리들 영적 삶의 푯대로 삼은 ‘말기찬전유’(말씀, 기도, 찬양, 전도, 유무상통)의 삶을 다시 조율해 보십시오. 추분의 계절에 자연의 균형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과 신앙도 주님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하십시오. 특별히 오늘 본당에 올라가며 말끔하게 개선된 예배당처럼 여러분의 신앙도 아름다운 균형을 회복하여 멋진 가을날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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